시발(始發) / 2025 / 10F (45.5*53 cm) / Mixmedia on Canvas

이번 시리즈의 시발점(始發點)이 되는
도상들을 모아 레이어를 쌓아 올렸다.

허무함과 공허함이 만든 도상들을 모아놓고
떠올린 단어는 하나였다.

암순응 / 2025 / 40 (100*50 cm) / Mixmedia on Canvas

어두운 환경에 눈이 점차 적응해나가는 것을 암순응이라고 한다.

공허함을 뚫고 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던 지난 날들을 기억한다.
지난 날들에 지쳐 이제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암순응하고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다짐하게 된다면 잠시 눈물을 흘릴 것 같다.

장래희망 / 2025 / 50P (116.8 * 80.3 cm) / Mixmedia on Canvas

오물을 뒤집어쓴 소년의 장래희망은
여전히 천사가 되는 것이었다.

여전히 가장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강건너, 가지못한 불구경 / 2025 / 50P (116.8 * 80.3 cm) / Mixmedia on Canvas

강건너, 가지못한 불구경

작은 창에 갇혀있는 소년은
창밖을 보며 역시 세상밖은 불구덩이야, 나가지 않는게 좋겠어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사실은 소년도 세상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섞이고 싶었다.
불바다로 보였던 세상도 사실은 돌가루일 뿐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이 작은 창조차 나갈 용기가 없던 소년은
가지못한 강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

임계점 / 2025 / 50F (116.8 * 91 cm) / Mixmedia on Canvas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흘려보내는 걸 잘 못한다.
말하지 못한 감정들, 외면당한 생각, 이해받지 못한 상처들은 층층이 쌓여간다.
그렇게 쌓인 감정들은 압축되어 결국엔 터질 수 밖에 없는 임계점에 이른다.

마음이 가장 힘든 순간은 사실 폭발 후가 아니라 폭발 직전의 순간이다.
터져버린 뒤에는 오히려 후련함이 남을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그것을 잡아두기 위해 혼자 안간힘을 쓴다.

빌어먹을 세상따위 / 2025 / 50P (116.8 * 80.3 cm) / Mixmedia on Canvas

성장통 / 2025 / 50P (116.8 * 80.3 cm) / Mixmedia on Canvas

사람들은 소년에게 너도 이제 그만
날개를 꺾고 살아가라 말한다.

소년은 사람들에게 말한다.
이 작은 날개를 지키기 위한 성장통 이라고.

굿나잇 / 2025 / 40 (100*50 cm) / Mixmedia on Canvas

소년은 밤이 좋았다.
이 불안과 초조가 만들어낸 어둠이 자신을 집어 삼키는게 아니라
밤이 왔기에 자연스럽게 어둠이 온거라고

이제 불끄고 자면 다시 아침이 와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채워지지 않는 작은 점 / 2025 / 40 (50*100 cm) / Mixmedia on Canvas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소년의 결핍은 공허함이였다.
채울 수 없는 공허를 채우려니 하얗게 타고남은 마음들은 역류했다.

그렇게 밤의 밑바닥은 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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