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라는 말을 나눠 먹던 시절이 있었다.
살고 싶다는 말을, 우리는 그렇게 불렀다.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던 이름은 ‘내일’이었다.
낭만으로는 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빨리 알아버렸다.
세상은 차갑고 바빴고, 낭만은 생존과 점점 멀어져 갔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파괴적인 허무주의에 잠식돼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회복이 아닌 적응을 선택했다. 즉, 후유증을 감내해야 했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일상으로 자리 잡으며, 개인은 끊임없이 경쟁해야 했고, 공동체는 해체되었다.

그 안에서 청년들은 무기력과 분노 사이를 오가며, 서로를 향해 혐오를 소비하고, 방관하며, 끊임없이 경계선을 긋고 있다.
그래서일까 누군가는 이 시대를 ‘대혐오의 시대’, ‘낭만 실조의 시대’라 부른다.

이제
낭만이라는 말은 도태와 가장 가까운 언어가 되어버렸다.
사회 구조 안에서 환원되지 않는 감정.
즉, 수익 창출과는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말한다. 자신은 여전히 낭만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그에게 낭만은 비현실적인 도피가 아니라, 인간성을 회복하려는 최소한의 저항이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한 태도이자, 무너진 감정의 균열 속에서 마주치는 삶의 흔적이다.

그는 저항을 위해 스스로의 내면에 ‘소년’이라는 페르소나를 부여한다.
소년만화 속 주인공처럼, 뻔하리만치 정의롭고 낙관적인 존재.

언제나 넘어지고 실패하지만, 결국은 이기고, 모두를 구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는 사람.
그 비현실적인 결말이야말로 작가가 지키고 싶은 인간다움이자, 여전히 믿고 싶은 세계였다.

작가에게 낭만은 도피가 아니라 저항이었다.
시대에 뒤처졌다는 피해의식으로 자신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나약함까지 껴안으며 지켜내는 태도였다.


“언제든 돌아와.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용기를 품고 서 있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끝내 낭만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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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2025         Cliché, 에이쿤스트, 서울
2024         서울의 밤, 맨션나인, 서울
2023         우리의 청춘, 위팝, 서울
2022         긍정적 우울, WWW SPACE, 서울

<단체전>
2025          AMP Group Exhibition, 맨션나인, 서울
2024          [개팝 이 분 전], 이젤 아트 스페이스, 서울
                  [최고운의 아트테크], 부암아트 갤러리 포인트 파이브, 서울
                  [예술과 함께하는 삶: 영감과 공감 그리고 성찰], 셀렉티드 마롱, 서울
2023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괴짜전], K현대미술관, 서울
2022          [2 BE CONTINUED : 끝나지 않은 신화], 풋볼팬타지움, 서울

외 다수

<프로젝트>
2024          옴니아트 얼킨캔버스 ‘얼킨X진형’ 아트 콜라보레이션
2023          롯데제과 ‘ZERO’ TVC 광고
                  정기고, 하우스키퍼스 ‘나쁜말 (Kozypop Project)’ 앨범 커버
2022          9001 (ninety o one) ‘I Was a Hero’ 앨범커버 & 
                  단독 콘서츠 포스터, 굿즈 제작

<소장>
㈜대경산업, 고양
화인페이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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